양예밍이 몸을 뒤척이며 저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잠결에 그의 품에 파고들다 어스름한 달빛에 눈이 떠졌다. 양예밍이 새곤새곤 얕은 숨을 내쉬며 자고 있었다. '어릴 때 모습 그대로네.' 아직 애티가 나던 중학생의 양예밍은 밤 중에 울면서 제 방문 앞을 기웃거리곤 했다. 훌쩍이는 소리에 나가보면 눈물 그렁한 눈으로 저를 애절하게 쳐다봤다. 그를 마주하기 ...
요즘 우리의 일상은 이렇다. 아침에 그의 품에 안겨, 아니 저가 그를 안은 상태로 눈을 뜨고, 함께 밥을 먹고, 아침저녁으로 모닝 키스니 굿나잇 키스니 갖은 이름을 붙여 달려드는 양예밍의 입술을 받아들인다. 가끔 뜬금없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야하리만큼 농염한 키스를 해오는 턱에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저와 양예밍의 금술 좋은 부부 관계를 애절히 ...
어렸을 때처럼 제 솜사탕 먼저 다 먹고 더 달라 할 줄 알았던 양예밍은 저가 오물거리며 먹는 모습만 오롯이 바라봤다. 그의 솜사탕을 한 꼬집 떼어내어 그의 입술에 가져다 대었다. 합- 하고 받아먹는 모습이 꼭 옛날 그때와 같았다. 한 입만 달라며 떼쓰는 그에게 이렇게 한 꼬집 건네주면 입안에 덥썩 넣고 녹는 걸 즐기곤 했다. "잘했어." 옛 생각 때문이었을...
머리도 식힐 겸 약간 차가운 물로 샤워를 마쳤다. 갈아입을 옷을 갖고 내려오지 않아 샤워 가운을 걸치고 나가려는데, 때마침 노크 소리가 들렸다. "침대 위에 갈아입을 옷 챙겨뒀어. 입고 나와. 나 차고에 있을게." 그가 말을 마치고 곧 도어락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어딜 가려고 그러지.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때마침 문밖에 페이가 서 있었다. ...
잠든 양예밍의 품에서 빠져나와 자고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왼쪽 눈 위의 상처가 유독 도드라져 보였다. '따라오지 마!' '싫어!!!' 계속 따라 오는 그를 두고 냅다 달렸다. 저도 한창 친구들과 놀고 싶은 12살 남아인데 저만 졸졸 따라다니는 양예밍 때문에 친구들이 같이 놀기를 꺼려했다. 따라오지 말라며 뒤도 보지 않고 뛰었다. 한참을 뒤에서 쫓아오...
신혼 첫날밤을 아주 호되게 당하고 양예밍에게 대들면 큰일 난다는 걸 배웠다. 도망을 꿈꾸지 않는 건 아니지만 상황을 신경 써야 했다. 처음엔 그냥 넘겨줬지만, 이 집안 모든 이가 눈을 부릅뜨고 저를 찾으려고 달려들 테니까.. 당연하다는 듯 모두가 우리의 결혼을 수긍한다는 게 놀랍다. 지난 며칠 시차 적응하느라 밤낮없이 잠만 잤다. 자고 있으면 깨워서 밥 먹...
옷을 갈아입고 온 양예밍이 소파에 앉아있고 저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앉았다. 통유리창을 통해 밖에서 지켜보는 아저씨들이 보였다.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한껏 인상을 쓰며 그들을 째려보자, 양예밍이 스윽 일어서서는 창에 버티컬을 친다. 점점 닫히는 틈 사이로 페이 아저씨를 향해 메롱- 해 보였다. 버티컬로 바깥세상과 단절되고 나니 이 세상에 저와 양예밍 ...
오묘한 관계가 지속된 채로 어느새 봄이 찾아왔다. 바람이 산들산들 부는 것이 기분은 좋았지만 마냥 포근하지는 않았다. 아직도 칼바람이 부는 그런 초봄이었다. 조금 도톰한 스웨터 하나만 걸친 채 토요일 브런치를 먹으러 갸토로 향했다. "나 다음 주에는 여기 없어요." 오늘 브런치는 소고기 리조또였다. 한 수저 떠서 입에 넣으려는 그때 양예밍이 말했다. 의아한...
"이건 분명 금단현상이야... 갸토.. 갸토.. 갸토 가고 싶어!!! 아아아아악!!!!" 벌써 2주째 갸토와 굿바이 중인 야오왕이 당이 떨어졌다며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동료 검사들이 힐끗힐끗 쳐다보는 게 느껴지지 않는지 생각에 잠겼다. 자신을 놀리려는 건지 양예밍이 도통 무슨 생각으로 저에게 고백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를 피해 다른 디저트 전문점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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